시사

부산 ‘만덕-센텀 대심도’ 통행료를 10년 더 내야한다면?

junamin 2020. 5. 31. 09:10

부산 동래구 낙민동 일대 아파트 주민들이 만덕-센텀 대심도 비상탈출구공사를 반대하면서 아파트 외벽에 내건 빨간색 깃발. 

부산의 명소 중 한 곳인 온천천을 걷다 보면 동래구 낙민동 일대의 아파트 외벽에 빨간색의 깃발이 바람에 나부낍니다.

 

이는 부산시가 추진 중인 ‘만덕-센텀 도시고속화도로’ 비상탈출구 공사가 동래구 온천천 낙민동 아파트 단지 인근으로 정해지자 이 일대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비상탈출구는 화재 등 비상 상황이 발생할 때 대심도 내부에 있는 인원이 탈출하는 통로 역할을 하게 됩니다. 대심도 같은 지하도로에서는 반드시 있어야 하는 곳이나 문제는 대심도 공사를 위해 약 5년 동안이나 이곳으로 공사차량 등이 오고 가면서 인근 주민들의 피해를 줄 것이라는 것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민감한 사업을 인근 주민들은 최근에서나 알았다는 겁니다. 이런 큰 사업을 추진할 때는 정확한 내용으로 사전에 주민들과 소통하면서 동의를 구하는 것이 맞습니다. 물론 반발하겠지만 사업의 중요성을 전달하면서 동의를 구해야 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사업을 추진해야 원할한 진행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아직도 물밑에서 대다수의 주민들 몰래, 일부 주민만 동원해 일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낙민동 일대의 비상탈출구 문제도 인근 주민들은 이곳에 비상탈출구가 생긴다는 것을 최근에 알았다고 주장하고, 이사업을 추진하는 GS건설 컨소시엄 측은 2018년 3월 두 차례 공청회를 열어 공사 계획을 설명했다는 입장입니다.

 

이곳에는 10여개 아파트, 7000여 세대가 살고 있으며, 가장 가까운 곳에는 40층 규모의 초고층 아파트가 있습니다. 또 100m 거리에 초등학교 2곳과 국공립 어린이집도 위치해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온천천 주변은 폭우가 내릴 때마다 상습침수가 발생하는 곳으로 공사가 진행되면 지반 침하 등의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동래구 낙민동아파트연합회 비상대책위에서 내건 현수막

이에 주민들은 ‘낙민동아파트연합회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집단 반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아파트 외벽에 빨간색 깃발을 내걸고, “대심도 비상탈출구 공사를 허가해 준 전 시장과 관련자들의 처벌을 촉구한다”는 현수막을 아파트 외벽에 내걸고 있습니다.

 

이같은 주민들의 반발에 이어 부산시의 특혜의혹까지 불거졌습니다.

 

이 사업은 민간사업자의 제안으로 추진하는 민간사업입니다. 민간사업이란 막대한 예산을 민간업체가 투입하고, 대신 통행료를 받는 운영권은 민간업체가 맡는 형식입니다.

 

부산시가 이런 민간업체인 GS건설 컨소시엄에 막대한 특혜를 제공했다는 것입니다. 막대한 수익을 가져올 운영기간을 30년에서 40년으로 무려 10년을 늘려줬다는 점입니다.

 

통행료를 10년 동안 더 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민간사업자는 약 1500억 원의 수익금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런 엄청난 일을 물밑에서 쓱싹쓱싹 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겁니다. 결국 부산시가 감사에 착수했습니다.

 

정치권에서도 “부산시가 시민 안전을 핑계로 밀어붙이는 비상탈출구는 대심도 운영 기간을 30년에서 40년으로 연장하기 위한 수단이자 시공사에 막대한 이익을 주는 꼼수”라고 주장합니다.

 

이번 부산시의 감사로 이런 엄청난 특혜의혹이 사실로 드러날지는 알 수 없으나, 만약 주민들이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그냥 넘어갔다면 어찌됐을까?